오늘은 내일 한 번에 옮기기에는 너무 많은 짐을 반정도 나누어서 옮기는 날이었다.
간단하게 라면을 먹고 출발했다.
그렇게 보이지 않겠지만 크기가 굉장히 큰 이민용 가방에 이것저것 꽉꽉 채워 넣으니까 30kg이 가볍게 넘어갔다.
이걸 들고 한시간 반 이상을 가야 한다니...
그것도 걸어야 하는 길이가 2.5km가 넘어갔다.
집 밖을 나설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나섰지만 집 앞에 있던 횡당보도에서 이대로 포기할까 생각했다.
그래도 어찌어찌 도착한 집.
4층까지 올라오는데 허리가 부러지는 줄 알았다.
그래도 남향에 앞에 높은 건물이 없어서 햇빛이 굉장히 잘 들어오는 집이었다.
내가 보고 계약했지만 역시 잘한 거 같다.
그렇게 짐을 옮기고 주변에서 물티슈랑 옷걸이 같은 물건들을 사기 위해서 밖으로 나왔다.
그때 핸드폰으로 온 문자 한 통.
보통 문자가 올일이 없는데 와서 확인해 보니까 대사관 쪽에서 온 문자 같았다.
우익단체가 시위하니까 조심하라는 문자였다.
일본에 오고 타코야끼를 한 번도 안 먹어본 거 같아서 타코야끼 가게를 검색해서 찾아갔는데 내가 생각하던 타코야끼가 아니었다.
굉장히 큰 타코야끼로 하나씩 담아주는 타코야끼였다.
조금 당황했지만 그래도 하나 먹어봤는데 정말 대왕 타코야끼일 뿐 타코야끼의 맛이었다.
그리고 주변에 메이드 카페가 있어서 들어가 보았다.
주문은 오렌지 하이볼이었는데 오렌지 즙을 메이드분께서 직접 짜주셨다.
메이드 분들과 대화하다가 책을 읽다가를 반복했는데 메이드 분이 어떤 책이냐고 물어보셔서 시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다가 작가를 물어보셔서 대답하려고 했는데 윤동주 시인의 책을 읽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순간 당황해서 어린 나이에 타계한 시인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일본인에게 일제강점기와 독립운동가 대한 설명은 어떻게 해야 할지...
내 미숙한 언어 실력 때문에 윤동주 시인에 대해 잘 설명한 자신이 없었다.
메이드 카페를 나와서 고모부네 집 쪽으로 와서 전부터 신경 쓰였던 한국 음식점에 들어갔다.
마침 삼겹살이 먹고 싶어서 주문하려고 했는데 1인분이 없었다.
삼겹살을 2인분부터 시작이라 그냥 2인분을 주문해 버렸다.
정말 오랜만에 먹는 거 같은데 오랜만에 먹으니까 너무 행복했다.
마늘 삼겹살은 궁금해서 주문해 봤는데 역시 그냥 삼겹살이 제일 맛있는 거 같다.
삼겹살에는 소주지라고 생각하면서 술을 주문하려고 했는데 가격이 만원이었다.
소주 한 병에 만원...
아무리 삼겹살에 소주라지만 멈칫하는 가격이었다.
결국 하이볼에 삼겹살을 먹기 시작했다.
소맥은 2만 원에 먹을 수 있다.
그래도 삼겹살이 기름지다 보니 하이볼도 잘 어울렸던 거 같다.
2인분이라 많을까 걱정했는데 맛있고 적당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내일 이사를 하면서 이제 고모부 집에서 나가야 하기 때문에 저번에 사둔 포키를 먹었다.
만약 포키를 먹을 생각이라면 녹차맛도 강력히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