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했던 영화, 너의 이름은.
고등학생 시절, 이 영화를 보았던 내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내 인생 처음으로 두 번 본 영화.
처음으로 세번, 네 번을 보게 된 영화.
처음으로 소장을 위해 VOD를 처음으로 구매해 본 영화.
처음으로 원작 소설을 찾아서 읽은 영화.
너의 이름은 이라는 영화는 나에게 그런 의미였다.
성인이 되고 했던 도쿄여행, 그때는 이런 성지순례에 대해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렇게 기회를 놓치고 시간은 5년이 지나있었다.
일본에서 1년 살기를 계획하고 도착했을 때 내 목표 중 하나였던 너의 이름은 성지순례, 드디어 가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일단 성지순례의 장소가 굉장히 많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신주쿠를 주변으로 내가 좋아했던 장면의 장소들을 찾아보기로 했다.
처음에 요요기 역에서 내리면 요요기 역을 찍을 수 있어서 요요기 역에서 내려 센다가야역 쪽으로 걸어서 시나노마치의 육교를 보기로 했다.
그리고 돌아서 올라가 요쓰야 역을 갔다가 스가신사, Cafe La Boheme 를 보면서 산책을 하기로 했다.
신주쿠 역에 도착해서 Ladurée 가게를 보고 마지막으로 신주쿠 경찰서 앞 신호등을 볼 예정이었다.
신주쿠를 커다랗게 한바퀴 산책한다는 느낌으로 걷기로 했다.
그렇게 나는 오후 1시 정도에 출발을 했다.
너무 좋은 날씨에 출발 할 수 있었다.
이케부쿠로 역에서 야마노테선을 타고 요요기까지 한 번에 올 수 있었다.
미츠하가 앉아있던 자리.
노을 빛이 드는 색감이 있었으면 더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었을 거 같다.
하지만 이제 성지순례를 시작한다는 느낌도 내 몸을 파르르 떨리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요요기 역에서 보이는 도코모 타워.
가까이서 보는 웅장함도 있었지만 멀리서 볼때의 감동을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시나노마치 역 앞 육교를 가기 전 센다가야 역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도쿄 올림픽때문에 바뀐 센다가야역에서 영화에 나온 센가 가야 역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드디어 도착한 시나노마치역 앞 육교.
영화가 나오고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사진을 찍으러 온 사람들이 한두 명 있었다.
이곳에서 가만히 서 있었을 타키의 모습이 내 머리속에서 재생되었다.
나도 가만히 타키가 서 있던 공간에 서 보았다.
잔잔하게 느껴지는 영화의 한 장면, 이런 경험은 처음이기에 신기하고 즐거웠다.
멀리서 보는 도코모 타워.
영화와 비슷한 구도에서 보면서 나도 타키와 미츠하가 살았던 공간에서 살고 있구나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원래는 조금 돌아서 요쓰야 역으로 가야하지만 골목길이 너무 이뻐서 스가 신사를 먼저 가기로 결정했다.
활짝 핀 벚꽃 덕분에 골목을 산책을 하다가 멀리서부터 꽤 많은 사람들이 보이는 장소가 있었다.
직감적으로 아 저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7년이나 지났지만 이곳에는 여전히 3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있었다.
계속해서 오는 관광객들을 보면서 신기했다.
나처럼 오랫동안 이 영화를 기억하는 이가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타키와 미츠하가 서로를 찾을 때 헤매던 골목길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타키와 미츠하가 서로를 찾기 위해서 열심히 돌아다녔던 삼거리도 주변에서 볼 수 있었다.
그 두사람이 뛰어다녔던 공간을 내가 산책을 하고 있을 때 느껴지는 감동이 잔잔하게 다가왔다.
영화에 등장하는 우체통이랑 표지판도 볼 수 있었는데 표지판은 내가 못 찾는 건지 모르겠지만 조금 위치가 바뀌어져 있었다.
그리고 올 수 있었던 요쓰야역.
타키가 숨을 고르던 장소가 그대로 있었다.
타키가 일을 하던 Cafe La Boheme은 굉장히 바빠 보였다.
그리고 타키가 잠시 기대어 서있던 Ladurée Shinjuku도 신주쿠역에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볼 수 있었던 신주쿠 경찰서 앞 사거리의 신호등.
굉장히 특이한 디자인의 신호등으로 전전전세의 노래와 함께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이지 않을까 싶다.
이곳이 마지막이었기 때문에 이곳만큼은 저녁때의 모습을 찍고 싶어서 주변 술집에서 가볍게 한잔 하면서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
오른쪽 등이 켜지지 않아 아쉬웠지만 그래도 저녁의 모습을 찍을 수 있었다.
집이 가까이에 있어서 그런지 이곳 저곳 돌아다니기 편했다.
나중에 해가 지고 직후에 시나노마치 역 앞 육교나 노을이 지는 시간대의 요요기역을 가볼 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의 이름은을 다시 한번 더 보고 싶어지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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