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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일지/일본 여행 일지

천년의 도시, 천번째 여름 (여름 오사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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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일정이 끝나고 숙소에서 오늘 하루동안 찍은 사진을 확인했다.

오래된 카메라로 찍힌 사진들은 화질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교토라는 장소가 가지고 있는 매력덕분에 마음에 드는 사진이 몇장 있었다.

 

그중 오래된 건물에 달려있는 작은 종 사진이 눈을 끌었다.

어디에서 찍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사진.

하지만 이 건물도 이 종도 굉장히 오랜 시간동안 이곳에 있었던 것이지 않았을까.

 

천년의 도시, 교토였다.

천번이 넘는 여름이 지나갔다.

내가 겪은 여름의 수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수많은 여름이 이 곳에 머물렀다.

 

그 여름에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다양한 사람이 이곳에서 더위에 대해 이야기 하고 부채질을 했다.

더운 날에도 손을 잡는 연인이 있었고 두꺼운 갑옷을 입어야 했던 이도 있었다.

계곡에서 물을 떠와 먹는 어린 아이들의 장난스러운 목소리가, 냉장고에서 아이스크림을 꺼내 먹은 소녀가 있었다.

잔잔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는 종소리에 귀를 기울이던 이가 있었을 것이다.

폭우와 함께 불어오는 바람에 누군가를 걱정했을 이의 모습도 보였다.

 

그 모든 시간 이 오래된 가옥에 있었다.

지나온 여름에 모두 흔적을 남겼다.

 

천년을 넘은 건물들이, 그동안 지나간 모든 여름이

청량했다고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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